'북한이탈주민'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20.10.26 영화 댄스타운
  2. 2020.10.26 영화 무산일기

영화 댄스타운

영화 비평 2020. 10. 26. 16:24

댄스타운(전규환, 2011)2011년 미국의 댈러스아시안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할 만큼 무산일기처럼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이다. 영화는 북한이탈여성을 두고 벌어지는 다양한 착취와 억압을 건조하게 다루고 있다. 영화에서 벌어지는 주요 갈등은 다음과 같다. 북한에서 살던 리정림(라미란 분)은 한국산 성인 비디오를 봤다는 이웃의 밀고로 탈북을 택한다. 그렇게 찾은 남한에서 그녀는 북에 두고 온 남편을 생각하며 하루하루 힘겹게 적응해가려 한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봐도 친구를 찾기란 쉽지 않다. 친절한 얼굴을 한 국정원 직원(주유랑 분)CCTV로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우연히 알게 된 경찰(오성태 분)은 혼자 사는 그녀에게 음흉한 의도로 접근하며, 가끔씩 찾아 돌봐주고 있는 장애인(이준혁 분)과의 관계에도 어느 순간 균열이 생긴다.

영화 속 자유와 민주의 나라라고 말하는 한국에서 북한이탈여성의 인권은 없었다. 국가기관의 비공식적 감시가 북한이탈주민이라는 이유만으로 합법성을 부여받은 것이다. 이러한 영화 속 국정원 직원 속 모습은 디아스포라에게 닫혀있는 우리 사회의 폐쇄성을 보여주고 있다. 경찰 역시도 자신의 공권력을 부당하게 활용하여 리정림을 강간하는데, 배제된 자들에 대한 국가의 폭력을 경찰의 강간으로 전치시켜 보여주는 명장면이었다.

이처럼 그녀는 북한이탈남성과는 달리 북한이탈여성들이 성범죄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북한이탈주민이라고 하는 소수자집단에서 다시 소수자집단으로 전락하게 되는 북한이탈여성의 비참한 삶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데, 같은 소수자라고 할 수 있는 남성장애인이 자신의 자살을 막으려던 리정림에게 저지른 성범죄는, ‘소수자집단 속의 여성이라고 하는 디아스포라 내의 여성문제를 표면화시킨 장면이었다.

북한이탈주민을 다룬 대부분의 영화가 남성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 데에 반해 북한이탈여성을 전면적으로 다루고 있는 댄스타운은 그 소재면에서도 여타 다른 영화들에 비해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욕망이 배재된 채 그저 살아있으니까 살아가는듯한 리정림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북한이탈주민을 지나치게 무력하게만 바라보게끔 작동할 수 있다는 염려가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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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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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무산일기

영화 비평 2020. 10. 26. 16:22

무산일기(박정범, 2011)는 북한이탈주민 전승철씨가 모델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영화 무산일기의 주인공 전승철(박정범 분)은 북한이탈주민이며 남한사회의 최하층으로 살고 있다. 그는 취업하기위해 면접을 보러 다니지만 북한이탈주민이라는 신분 때문에 직장을 구하기가 어렵다. 설혹 취업을 해서 열심히 일하더라도 그를 고용한 사람들은 그가 남한사회가 요구하는 부지런함이라는 덕목이 갖춰지지 않은 게으른 탈북자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한다. 함께 사는 동거인 친구를 포함해 남한사회에 적응하려는 다른 영악한 북한이탈주민들과도 그는 친구가 될 수 없다. 전승철이 친구로 원하는 인물은 북한이탈주민이 아닌, 교회 합창단에서 노래하는 숙영(강은진 분)이다. 하지만 전승철은 숙영을 근처에서 관찰만 할뿐 매번 말도 붙이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다가 그녀가 그녀 아버지의 노래방에서 도우미 아가씨로 일 하는 것을 알게 된 승철은 그곳에서 일하기 시작하지만 숙영은 그를 불편이 여기고 해고한다. 전단지 붙이기 등 모든 일에서 해고당한 승철은 변모하기 시작하여 전단지를 모두 떼어버리고, 자신을 때리던 다른 업소 사람들과 맞서 싸운다. 또한 친구의 돈을 자신을 꾸미는 데에 쓰고, 자신이 키우던 강아지가 죽은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숙영을 만나러 다시 노래방으로 간다.

이 영화는 제31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2011) 신인감독상 등 국내외 주요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이다. 북한이탈주민들이 한국사회에 적응해가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으며, 국경의 남쪽같은 사회적 통찰이 없는 신파나 로맨스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역시 북한이탈주민을 바라보는 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이 주인공 전승철에게 투영돼 있다는 것이다. 전승철=북한이탈주민=못사는 나라=순수하고 착한사람, 한국인=자본주의=잘사는 나라=영악하고 나쁜 사람으로의 도식은 영화 후반부의 전승철의 변모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이중구조의 틀을 깨부수지는 못한다.(전승철은 착한사람에서 영악하고 나쁜 사람이 됐을 뿐이다.)

더불어 나쁜 사람의 역할을 하는 것도 사실은 한국인이 아닌, 북한이탈주민인 전승철의 친구 경철(진용욱 분)’이다. 경철은 극 중에서 북한이탈주민에게 사기를 치고, 때때로 순수한 전승철을 무시하거나, 전승철이 키우던 강아지를 내다버리는 등의 생명을 경시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러한 캐릭터 설정은 순수하거나, 악인이거나의 이중적 구조로 북한이탈주민(이주노동자를 포함한 디아스포라 전체에 대한 한국인의 관념)을 바라보는 우리 안의 모순이 드러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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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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