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20.10.26 몽테스키외 - 법의 정신
  2. 2020.09.22 에밀 뒤르켐 「자살론」

몽테스키외가 말하는 법과 토지의 성질과의 관계는 너무 재밌다. 시대에 따라서 이렇게 사회학의 이론들이 달라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자유는 산이 많고 자연 조건이 나쁜 지방에 더 많이 군림한다는 것이 현재처럼 교통과 통신이 발달한 시대에는 황당한 진술이겠지만, 그 시대에는 충분히 일리 있는 진술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의문스러웠던 것은 토지를 전혀 경작하지 않는 민족은 사치의 관념 또한 갖지 않는다는 진술이었다. 어떤 개연성을 가지고 이러한 서술이 이루어졌는지, 명확한 흐름이 잡히지 않는다. 더불어 아쉬웠던 것은, 야만민족이라는 개념이었다. 야만, 미개 등의 민족개념을 도입했을 때, 과연 그것을 나누는 기준이 어떤 관찰과 확연한 논리 구조를 통한 개념이라기보다는, 막연한 논리 구조의 개념처럼 보였다.

다음으로 제19편에서 공감이 갔던 부분은 법에 의해 설정된 것은 법에 의해 개혁하고, 생활양식에 의해 형성된 것은 생활양식에 의해 변경해야 한다.’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후자 역시도 법으로 개혁이 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 개인이 사적인 공간까지 공적인 제도()를 통해 개혁이 된다면, 국가의 힘이 너무 강해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이 문장을 가지고, 북유럽 국가들이나 우리나라를 비교해보아도 재미있을 것 같다. (몽테스키외는 법이 간단해질 때 국민은 좋은 습속을 갖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글의 말미에 극도로 전제적인 군주정체의 역사가는 진리를 배반한다는 부분에서, 나는 한민족에 어떤 자긍심을 느꼈다. 왜냐하면 우리의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등은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돼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연산군, 광해군 등의 폭군들도 함부로 기록을 열람할 수 없었던 자료라는 점에서, 우리의 기록 문화가 참 우수하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한 달간 사회사상사 공부를 하며 가장 아쉬웠던 점은 번역의 아쉬움이었는데, 이번 몽테스키외는 그 정도가 더 심했다. 최소한 내가 영어는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사상가들의 말을 보다 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으리라. 더불어, 몽테스키외를 비롯한 여러 학자들이 모두 국민의 힘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 뭉클하기도 했다. 그러한 사상들이 현대 민주주의 초석이 됐다. 앞으로 더 젋고, 독창적인 사상가들이 현대 민주주의를 보완할 수 있기를 바란다.

Posted by 이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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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뒤르켐의 저술이 중요한 이유

자살이라는 현상이 매우 중요한 사회 문제로 대두됨

뒤르켐은 집합기억과 문화에 대한 매우 중요한 이론적 초석을 놓은 학자임

뒤르켐이 제기했던 여러 이론적 논의는 한국 사회의 통합과 통일을 내다볼 때 매우 중요한 쟁점을 제공해줌

 

뒤르켐의 생애와 연구

뒤르켐은 과학적인 논리에 입각하여 세속적인 교육을 지지했지만 동시에 근대 학문의 바탕에 강력한 도덕적 가치가 깔려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견지함

뒤르켐은 규범적 민주주의 이론의 전형적 창시자

 

자살론 개요

자살론은 사회분업론, 사회학 방법론 규칙, 종교생활의 원초적 형태 등과 함께 뒤르켐의 대표적인 저작 중 하나임

이 책은 1987년에 처음 간행되었고 출판과 더불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킴. 자살론은 그가 앞서 저술한 사회학 방법론 규칙에서 언급했던 방법론적 원칙을 실질적으로 적용한 책인 동시에 당시 널리 수용되던 상식적 견해에 대한 냉정한 사회과학적 비판서로 이해될 수도 있음

뒤르켐의 저술 동기는 우선 사회학이라는 학문이 어떻게 정립 가능하며 그것이 지성사 전반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밝히려는 동기가 뚜렷함. 또한 사회적 사실이 사물로서, 즉 개인에 외재하는 실체로서 연구되어야 한다는 방법론적 기본 원칙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려는 동기가 뚜렷함

한마디로 그의 관심은 근대 사회라고 불리는 집합적 현상의 성격과 그것을 연구하는 과학적 논리를 정립함으로써 근대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도움을 주려는 실천적 지향을 담음

자살은 바로 우리가 겪고 있는 집합적 질환이 전염되는 형태 가운데 하나라고 정의함

 

자살론 구성

자살론은 3부로 구성됨. 1부는 비사회적 요인이라는 제하에서 자살에 대한 기존의 설명과 이해들을 검토하고 그 문제점을 비판하고 있음. 그는 자살을 정신질환이나 인종적 유전성, 또는 우주적 요인이나 심리적 모방 행위 같은 것으로 설명하려는 제반 시도를 비과학적이라고 비판함. 다양한 자료와 사례들을 검토하면서 그가 강조하는 것은 자살은 사회적 사실이며 따라서 사회적 요인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것임

2장은 바로 그 사회적 요인을 파악하면서 자살을 설명하는 틀을 발전시키려는 것임. 뒤르켐은 여기서 사회적 원인을 통해 사회적 유형을 확인하려 함. 그에 따르면 사회적 원인이란 곧 집합적인 요인을 지니는 집단적인 현상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한 개인적 행위로 환원될 수 없는 일정한 사회적 유형을 드러낸다는 것임. 뒤르켐에 따르면 사회적 유형은 상이한 사회적 요인을 조건으로 하는 인과론적 구조를 내포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음

그가 착목한 것은 개별 사례로서의 자살이 아니라 집단의 자살률. 뒤르켐은 다양한 통계자료를 통해 집단별로, 시기별로 자살률에 일정한 경향성이 있음을 발견함. 어떤 사회에도 개인적인 동기와 이념을 넘어 자살률의 차이가 일어날 수 있는 조건들이 있는데, 이 점이야말로 자살률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그는 주장함

뒤르켐은 2부에서 자신이 구성한 제 유형의 자살을 검토함. 그 첫째가 이기적 자살임. 그가 밝힌 세 가지 명제는 다음과 같음. 첫째, 자살은 종교 사회의 통합 정도에 반비례한다. 둘째, 자살은 종교 사회의 통합 정도에 반비례한다. 셋째, 자살은 정치 사회의 통합 정도에 반비례한다. 그리고 이 세 명제를 묶으면 자살은 개인으로 구성되는 사회집단의 통합 정도에 반비례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는 권리로서가 아니라 의무로서 하는 자살을 이타적 자살로 명명하였고, ‘아노미성 자살도 중시함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뒤르켐이 앞에서 분석한 내용을 보다 이론적인 차원에서 논의하고 있음. 뒤르켐에 따르면 자살을 가져오는 특유한 조건들은 개별적으로는 고립된 요인이지만 사회학적으로는 마치 한 유기체의 기관처럼 단일한 전체의 한 부분임

 

이론적 쟁점

뒤르켐은 도덕적 개인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함. 이것은 현대 사회에 필수적인 유기적 연대를 가능케 할 새로운 기반으로 네 가지 특징을 가짐. 첫째는 일상적 삶 속에서 개인의 존엄성을 강조하는 배려 문화의 확산임. 둘째는 사회에서 소외되고 있는 계급에 대한 박애 정신의 확산과 생활화임. 셋째는 산업화의 결과로 새롭게 나타난 각각의 직업집단에 어울리는 직업윤리의 정착이며, 넷째는 개인주의의 논리적 귀결로서 공정한 사회관계를 정립하기 위해 분배적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것임

뒤르켐은 지접민주주의나 자유민주주의를 모두 비판하고 도덕적 개인주의에 바탕을 둔 일종의 공화주의적 민주주의를 추구함

 

방법론적 쟁점

그는 사회적 사실을 사물처럼 간주하라는 것을 사회학 방법론의 제1원칙으로 내세움. 뒤르켐의 이런 입장은 종종 인간 행위자의 내면적 의식이나 의미를 무시하는 사회학주의라는 비판을 받음.

Posted by 이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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