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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10.26 베이컨 - 시기심
  2. 2020.09.23 배링턴 무어 「독재와 민주주주의 사회적 기원」

베이컨 - 시기심

도서 비평 2020. 10. 26. 14:21

시기심에 관한 프랜시스 베이컨의 약3페이지에 달하는 글이었다. 특히, 내가 주목한 부분은 공적인 시기심에 관한 부분이었다. 베이컨은 사적인 이기심과 달리, 공적인 이기심의 긍정적인 부분에 집중했다. 공적인 시기심은 강대한 자들을 견제할 수 있는 심리적 배경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악의에서 불만으로, 불만에서 반란으로 이어진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하지만 공적인 시기심의 한계도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심은, 공화국이나 제국 자체보다는, 주로 지위가 높은 관리나 대신에게 집중된다는 것이다.

베이컨의 주장에 나는 상당부분 동의하지만, 그것을 단순히 시기심으로 환원해서 표현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불만이 있다. 예를 들어, 부패한 관리를 비판할 때, 우리는 그 비판하는 감정을 시기심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우리는 그 관리의 위치와, 부귀영화가 부러워서 그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그의 잘못을 비판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단순히 시기심이라고 부를 경우, 그것이 그러한 감정을 갖는 개인의 질투와 표출되지 못한 욕망으로 치환돼 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적인 시기심이 강대한 자들을 견제할 수 있는 심리적 배경이 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어찌 되었든 시민 대다수가, 권력을 가진 자들에 대한 강한 견제를 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더라도 이러한 사실은 명백하다. 선거기간동안 국내의 입후보자들은, 자신의 간도 쓸개도 빼줄 것처럼 유권자들을 현혹하지만, 막상 당선이 되고나면 그러한 유권자들에게 고압적인 태도를 유지한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감정이 명명백백히 다른 것이다. 그러한 권력을 언제든지 견제할 수 있는 시선을 간직한다는 것은 중요하다. 이러한 감정이 발달해 국민소환제도 같은 견제장치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공적인 시기심이 공화국이나 제국 자체보다는, 주로 인물에게 집중된다는 사실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우리나라만을 봐도 그렇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이데올로기적, 사회구조적인 여러 문제들은 주로 특정 인물에게 집중된다. 경제가 어려우면 노무현 탓이다, 이명박 탓이다라며 대통령 한 사람을 비판하는데서 논의가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공적인 시기심을 본질적인 측면에서 우리사회를 바라볼 수 있는 수준의 논의까지 끌어올릴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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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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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술의도

농업 사회로부터 근대 산업 사회로의 전환 과정에서 상층 지주계급과 농민들이 담당했던 여러 가지 정치적 역할을 설명하는 것

이 두 농촌집단이 개별적으로 또는 함께 서양의 의회 민주주의와 좌우의 독재 체제, 즉 파시스트 정권과 공산주의 정권이 대두하던 그 이면에서 중요한 세력이 되게끔 만든 역사적 조건의 범위를 발견하려는 시도

20세기에 나타났던 세 가지의 상이한 정치 체제인 의회 민주주의, 파시즘 및 공산주의의 사회적·역사적 기원을 찾는 것인데, 그가 특히 주목하는 점은 그 전환 과정에서 농촌 사회의 양대 세력인 지주 계급과 농민이 담당했던 역할

이러한 작업을 위해 무어는 앞서 언급한 세 정치 체제를 대표하는 나라를 선택하여 비교역사학적 고찰을 시도함. 첫 번째 의회 민주주의의 경우로는 영국, 프랑스, 그리고 미국, 두 번째 파시즘의 경우로는 일본, 공산주의의 경우로는 중국이 검토되고 있고, 과거 한 때 아시아의 민주주의로 지칭되던 인도의 경우는 제4의 유형으로 논의됨

 

서양식 민주주의의 조건

무어는 어떤 특정의 집단이나 개인이 지배자의 권력으로부터의 간섭이 배제된 자유로운 영역을 누릴 수 있다는 관념, 부정의한 권위에 대한 저항의 권리를 가진다는 관념, 그리고 자유로운 개인 사이에 자유롭게 맺어지는 상호적 약속으로서의 계약 관념 등을 지적함. 이러한 관념군은 오로지 서유럽에서만 출현했는데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주요한 정치 세력, 즉 절대군주, 농촌의 지주 세력으로서의 귀족, 그리고 도시 세력으로서의 부르주아지 사이의 일정한 균형 상태가 이루어져야 했다고 설명함

그러한 사회 세력 또는 계급 간 일정한 균형 상태의 존재 여부와 성격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으로서 무어는 세 가지를 말하고 있는데, 상업적 충격의 강도, 상업적 농업의 형식과 농민 혁명의 잠재력이 그것임

 

상업화된 농업에 있어서의 노동 통제 방식

무어는 농촌에서 지주계급이 시장을 상대로 한 농업 활동을 위해 노동력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두 가지 이상형적 유형을 제시하는데, 바로 노동억압적 방식과 시장적 방식임. 전자의 경우는 농민 사회의 기존 체제를 바꾸지 않은 채 이들의 노동력 확보를 위해 정치적 강제력을 사용하는 것을 말하고, 후자는 노동 시장을 통한 노동력 확보 방식을 말함

 

방법상의 문제

로스만은 무어의 이론적 입장을 첫째, 생산양식이 사회계급의 이데올로기를 결정하고, 둘째, 모든 지배계급은 가능한 최대의 착취를 일차적 목표로 한다는 두 가지 명제로 구성되는 경제적 결정론으로 규정하면서 이 결정론의 결함을 지적함. 로스만은 무어의 논의에 대한 대안으로 문화적 접근법을 제시함. 그는 무어가 비판하는 문화적 접근이야말로 무어로 대표되는 네오마르크스주의 또는 다른 마르크스주의적 사회 이론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함

또한 국제관계 측면에 관련된 논의가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군사적 요소에 대한 논의가 없다는 점도 자주 지적됨.

Posted by 이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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