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 영화를 보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잭 니콜슨의 환상적인 연기는 이루 말 할 수 없었으며 밀로스 포만의 영화중에 최고의 영화였다. 이 영화를 보면서 정신병원이란 곳을 더 잘 알게 되었고 정신병자들이 왜 정신병원에 있는지, 왜 정신병자들이 계속 정신병자의 상태로 남게 되는지 이 영화는 그 사실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정신병원을 통해서, 우리사회를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

잭 니콜슨은 감옥에서 더 나은 생활을 하기 위해 일부러 미친 척 하여 정신병원으로 가게 된다. 정신병원의 정신병자들 사이에서 리더가 되어 정신병원 간호사가 환자들에게 하는 짓을 최대한 막으려고 소란을 피우며 이 병원의 기존 틀을 바꾸려고 한다.

잭 니콜슨은 이 병원에 온 이후로 오히려 정신이상자가 되어간다. 정신병원이란 바로 그런 곳이고, 사회 역시 마찬가지이다. 만날 약을 먹고, 음악을 듣고, 하고 싶은 일은 할 수 없고, 똑같은 생활만을 유지해야한다. 그것도 정신병자들끼리만. 병원에 온 잭 니콜슨은 병원환자들과 친구가 되어 한 가지 이상한 점을 깨닫는데 환자들은 일부러 자신처럼 정신병원에 지원해서 온 것이고, 일부러 자신들을 정신병자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억지로 자신의 수준을 낮추며 정신병자처럼 행동한다. 정신병원을 탈출해 환자들과 함께 낚시를 하는 장면은 거의 정상인이나 다름없이 보였다.

정상인처럼 낚시를 할 수 있고, 말할 수 있고, 젊은 나이에도 병원 안에서 썩고 있는 그들을 보며, 잭 니콜슨은 참지 못했다. 그렇게 정신병원에서 탈출을 꿈꾸던 잭 니콜슨은 환자들 중 추장이었던 한 환자와 함께 정신병원을 탈출하려고 하지만 추장은 정신병원을 나가려 하지 않는다. 정신병원의 생활이 익숙해지고 정신병원 친구들과 헤어져 세상 밖으로 나가봤자,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정신병자들은 정신병원 밖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왜 자꾸만 자신을 낮추고 오히려 더 정신을 이상하게 만드는 병원에서 생활하려 하는 걸까? 무슨 약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매일 먹는 약과 간호사의 치료가 실제로 그들의 삶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일까? 환자들은 정말 자신들이 꼭 정상인이 되고 말겠다는 야망을 갖고 있기는 했던 것일까? 그들에게는 두려운 과거가 있었다.

잭 니콜슨은 병원을 탈출하려 했고 탈출하려는 전날 밤 환자들과 인사를 해야 했는데 그만 잠이 들어 탈출하지 못하고 다음날 날이 밝아온다. 이미 병원에서 많은 일을 저지른 니콜슨은 강제뇌수술을 받아 식물인간과 다름없는 완전한 환자가 되어버리고 만다. 강제뇌수술이다. 완전한 강제뇌수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 수술을 받게 된 것이다. 함께 탈출하자던 잭 니콜슨의 제안을 받았던 추장은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니콜슨 앞에서 이렇게 말한다.

"날 떼어놓고 가진 않을 거라고 믿었지. 이젠 같이 가면 돼. 난 자신감이 산처럼 커!"

그리고는 자신을 소중히 생각해주던 니콜슨을 끌어안는다.

"이대로 널 두고 갈수는 없어. 이렇게 놔둘 수는 없어. 나랑 같이 가! 가자."

그리고는 이미 자신이 아니었던 니콜슨을, 그렇게 함께 떠나려고 했던 한 남자의 영혼을 육체에서 꺼내준다.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는, 강제적인 수술로 인해 육체를 빼앗긴 그 남자의 영혼과 함께 드디어 병원을 탈출하는 것이다.

 

뻐꾸기는 둥지가 없는 새다.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는다. 그런데 제목은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이다.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 어디선가 뻐꾸기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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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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