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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9.23 칼 폴라니 「거대한 변환」

개론

저자는 이 책의 목적이 자기 조정적 시장 체제에 기반을 둔 19세기 서구 문명의 제도적 기원과 그 전개 과정,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형성된 서구민주국가의 발흥과 붕괴 요인을 분석하는데 있다고 밝힘

내용은 3부로 나누어지는데, 1부는 국제 체계란 제하에 19세기 서구 문명을 역사적 제도주의 시각에서 분석함. 2부는 시장경제의 흥망과정을 악마의 맷돌사회의 자기방어로 나누어 고찰함. 전자에서는 19세기 문명의 제도적 원동력으로 자기 조정적 시장의 성립과 전개 과정을 분석하고, 후자에서는 시장 체제 확산과 그로 인한 정치사회적 격변, 부작용과 폐해에 대응하여 정치·사회 안에서 일어났던 사회적 자기방어 운동을 고찰함. 3부에서는 변환의 진행이란 제목으로 새로운 세계를 향한 변환의 진행과 전망에 대한 저자의 관점과 희망적 예측을 담음

 

근대 체제의 뿌리와 제도적 기원

폴라니에 의하면 19세기 유럽 문명권은 네 가지 제도적 메커니즘에 의해 지탱됨. 첫째는 세력 균형 체제로 이 덕분에 백 년 동안 열강 사이의 전쟁이 효과적으로 억제됨. 둘째는 국제 금본위제로 이는 영국과 유럽 중심의 세계경제란 독특한 조직망을 황금의 실로 엮어내는 특이한 국제 경제 제도를 통해 전쟁 없는 유럽 협조 체제를 가능하게 함. 셋째는 자기 조정적 시장으로 이는 전대미문의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 주어 유럽협조체제의 경제적 기반을 마련해 줌. 넷째는 자유주의 국가체제로 시장경제를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해 줌으로써 물질적 풍요와 평화를 지탱함

 

자기 조정적 시장의 형성과 전개

자기 조정적 시장은 생산, 교환, 분배의 모든 활동을 외부 도움이나 간섭 없이 오직 시장가격에 따라 조절, 통제하는 인류 역사상 새로운 경제 제도로 이해됨. 이때 시장은 시장 체계 안에서 행동하는 모든 인간을 합리적이라고 가정하며, 재화의 가격은 이들의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점에서 자동 형성되는 것으로 상정됨

폴라니에 따르면 자기 조정적 시장은 두 가지 독특한 속성을 갖고 실제적 경제를 형식적 경제 요건에 맞도록 변형·통제하는 속성을 지님. 첫째로 그것은 경제를 일체의 외부 간섭 없이 오직 시장가격에 의해서만 지배되는 체제, 즉 자기 조정 체제로 만들고자 함. 둘째로 그것은 다른 모든 사회 제도를 시장의 자기 조정적 필요에 맞게 변형·통제하려 함

 

사회의 자기 방어

사회 방어 원리는 생산 조직을 수호하고 인간과 자연의 보호와 보존을 목적으로 내세우며, 시장 확대로 인해 직접적으로 피해를 받는 노동계급과 지주계급이 주도함. 다양한 투쟁방법이나 지원 수단을 구사하고, 보호 입법, 감시 및 규제 단체, 그 외 각종 개입 장치 등을 방어 운동 및 정치적 자원으로 동원함. 국가의 개입을 거부했던 자유주의 진영과 달리 사회방어론자는 국가로 하여금 각종 사회 입법 조치와 정치 규제 장치를 강구하며, 시장 파괴 작용으로부터 사회를 지키고 통합을 달성하는 데 주력하도록 압박함

 

복합 사회에서 자유 수호와 정치 복원의 길을 내다보다

폴라니는 시장경제가 정치적·사회적 자유를 가져온다는 자유주의자들의 주장은 일면 수용하나, 시장경제의 종언이 자유를 종식시킨다는 논리를 거부함. 동시에 개인의 자유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일은 반드시 시장 자본주의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독선도 그는 배격함. 자유의 증진은 계획경제를 포함하여 어떤 경제 시스템에서도 간으할 수 있는 것으로 봄. 그는 개인적 자유의 책임을 중시하는 이상을 구현하며, 동시에 사회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수호하기 위해 경제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라는 문제야말로 정치가 풀어나가야 할 선택이며, 핵심 과제라고 봄. 또한 그는 파시즘과 공산주의가 일부 세계에서 시장 사회 이후의 대안 정치로 표방되고 미화되는 것도 반대함. 따라서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은 시장 시대가 가져다 준 가치 있는자유를 보존함과 아울러 시장 유토피아로 인해 생겨난 부당한자유와 그 폐해를 제어하는 한편, 시장으로는 창출할 수 없는 자유와 평화를 의식적으로추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임

Posted by 이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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