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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의 형태

영화 비평 2020. 10. 26. 15:52

영화 목소리의 형태는 야마다 나오코 감독의 작품으로 집단 따돌림의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어 잘못을 회복하는 이야기이다. 소년 이시다 쇼야는 청각장애 소녀 니시미야 쇼코가 전학을 오자 호기심을 보이지만, 관심을 표현하는 데 서툴어 쇼코의 장애를 놀리기 시작한다. 결국 쇼코는 아이들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한 채 전학을 가고, 쇼야는 집단 괴롭힘 가해자로 낙인찍혀 역으로 괴롭힘을 당한다. 그 후 5년이 지나 여전히 외톨이인 고3의 쇼야는 삶에 회의를 느끼고 스스로 목숨을 버리려 결심한 후 마지막으로 쇼코를 찾아가 사과한다.

우리는 모두 불안정한 인간이다. 장애인 쇼코만이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를 어려워하는 쇼야도 마찬가지다. 쇼코가 최종적 피해자가 아니듯, 쇼야도 최종적 가해자는 아니다. 등장인물 모두 가해와 피해 사이 어디쯤에 있고, 그것은 관객인 우리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이 작품이 방관자나 전지적 관찰자의 시선보다 공평하며 참여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연약하며 때로 비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과 관계를 절연하는 것보다는 그 연약함과 비겁함을 껴안으며 소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작품 속 목소리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었다. 흔들리는 열차에 쏟아지는 석양의 잔해, 햇살과 바람 사이에서 흩날리는 벚꽃, 곡식이 무르익는 소담한 시골길보다 아름다웠던 것은 목소리였다. 목소리 깊은 곳 마음의 진정성은 어떤 울림을 통해 쇼야아게, 쇼코에게, 우리에게 전달됐고, ‘두려움을 넘어선 소통<목소리의 형태>가 관객에게 마지막까지 전한 굳센 메시지일 것이다. 아이들은 관용과 사랑을 배우면서 그렇게 어른이 됐다. 그 시절 우리 모두가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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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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